<p></p><br /><br />의료분쟁이 늘어나고 의사가 아닌 사람의 의료행위가 적발되면서 수술실 CCTV 설치 논쟁이 뜨겁습니다. <br> <br>의료사고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, 의료진과 환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.<br> <br>이다해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간호사들이 혼비백산 뛰어오고, 의료진들의 심폐소생술이 이어집니다. <br> <br>포도당 주사를 맞던 생후 3개월 아이는 호흡곤란으로 숨졌습니다. <br> <br>하지만 사망원인은 규명되지 않았고 경찰조사결과 의료진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. <br> <br>이나금 씨는 수술실 CCTV 법제화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. <br> <br>2년 전 양악 수술을 받은 뒤 숨진 아들의 모습이 찍힌 cctv를 본 뒤 행동에 나선 겁니다. <br> <br>화면 속 간호조무사는 의사가 수술실을 떠난 뒤 지혈에 나섰지만,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만지고 화장을 고치기도 합니다. <br> <br>상당 시간 피가 멈추지 않지만 수술 의사는 나타나지 않았고, 결국 밤 11시가 넘어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까지 수혈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. <br> <br>[이나금 / 고 권대희 어머니] <br>"119와 (수혈할) 피가 동시에 와서 경황이 없었다,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cctv를 보니까 전부 다 거짓말이었어요. 최선을 다 한 게 아니고 환자를 방치했잖아요." <br> <br>권 씨는 대학병원으로 옮겨진지 50여일 만에 숨졌고 이 문제는 현재 법정 다툼 중입니다. <br> <br>성형외과측은 책임을 부인합니다. <br> <br>[성형외과 관계자] <br>"이것에 대해 조사 중인 단계고 환자는 단순히 수혈을 위해서 (대학병원으로) 이송을 했고 119 대원도 환자가 괜찮은 상태임을 증언도 했던 상황이고요." <br><br>소송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의료사고로 인한 분쟁을 조정해 달라는 요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. <br> <br>조순정 씨 어머니는 넉달 전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직후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습니다. <br> <br>조 씨는 의료진의 과실를 의심하고 있지만, <br> <br>[조순정 / 유가족] <br>"환자가 심장근육이 손상이 계속되고 있고 심근경색이 일어난 상태인데도 조치를 하나도 취하지 않은 거에요." <br> <br>병원측은 생각이 다릅니다. <br> <br>[병원 관계자] <br>"저희 병원의 답변 내용이 (의료분쟁조정)중재원에 들어갔고." <br> <br>결국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요구가 공론화 됐지만, <br> <br>[박능후 / 보건복지부 장관(10월 10일 국감)] <br>"환자 동의 하에 하는 CCTV는 허락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합니다." <br> <br>의료계는 강력 반발합니다. <br> <br>환자 정보 유출과 의료진의 인권침해 가능성을 제기합니다. <br> <br>[이세라 /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] <br>"모든 걸 다 강제화하고 모든 걸 다 감시하면 도대체 의사는 어떻게 살라는 거에요. 의사들의 인권은 어디가고 간호사들의 인권은 어디 가나요." <br> <br>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. <br> <br>[전직 간호사] <br>"요실금 수술이 많았는데 (의사가 의료기기) 업체 직원한테 의존을 아주 많이 하셨어요. 재수술할 때도 업체 직원한테 전화해서 '네가 그 때 수술한 환자 지금 상태 안 좋다, 와라'" <br> <br>협박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. <br> <br>[전직 간호사] <br>"이게 외부에 알려지면 안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요. 그러니까 '네가 불면 우리 다 가는 거야' 이런 식으로." <br> <br>사회적 우려를 반영해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실 CCTV 운영을 시작했습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침대 주변으로 다 찍히게 돼 있는 거에요. 마취과부터 수술보조간호사, 어시스트까지. 손, 얼굴 표정, 다 나와요." <br> <br>병원과 환자의 신뢰 회복 차원에서 꼭 필요한 조치라는 게 병원측 설명입니다. <br> <br>[유동석 / 수술실 CCTV 도입 병원장] <br>"대승적으로 환자분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불편함을 감수하자. 정상적으로 행하는 행위에서도 혹시나 우리가 잘못하고 있었던 관행이 아닌가 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도 되고요." <br> <br>환자들도 대체로 반기고 있지만, <br> <br>[이영택 / CCTV 동의 환자] <br>"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생각도 들었고 만에 하나 의료 사고가 났을 때 자료로 열람할 수 있고 안 해도 되는건데 병원에서 먼저 자발적으로 해준다고 하면 긍정적인 부분이 크죠." <br> <br>CCTV 설치를 의무화한 나라는 아직까지 없다는데 의료계의 주장입니다. <br> <br>주무부처가 좀 더 적극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최적의 대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입니다. <br> <br>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. <br> <br>cando@donga.com <br>연출: 이민경 <br>구성: 지한결 변아영 <br>그래픽: 전유근